[ 8기 후기 ] 수업을 듣는 것 만으로 마음이 넓어지는 힐링의 시간

2024. 1. 2. 15:04M&L NEWS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볼 가치가 있는 수업” ㅡ 배효원, 경희미르애한의원 제주점

 


 

 

*편집자주 : 지난 7월22~23일 이틀에 걸쳐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 주최로 ‘제8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의 실습 워크샵이 서울에서 열렸다. 2023년은 M&L심리치료가 한국에 들어온지 10년이 되는 해로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강형원 교수의 꾸준한 노력으로 ‘전수가능한 한의학적 심리치료’로 한의계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 8월21일에는 하베스트를 통해 ‘제8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어드밴스드 코스’가 오픈되고, 어드밴스드 코스의 실습은 11월 4일과 5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이 때 ‘한국M&심리치료연구원 10주년 기념행사’도 함께 치러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 홈페이지인  https://mnlkorea.org/를 참고할 수 있다.

 

임상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분이 술기적인 부분, 처방 관련 공부에 집중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러했다. 그렇게 공부하며 임상의로 바쁜 1년을 보내고 이제 조금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때쯤, ‘M&L 심리치료’ 강의가 눈에 들어왔다. ‘심리치료? 재미있겠다.’ 

원래부터 신경정신과 질환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심각한 질환까지는 아니더라도 내원하시는 환자분들 중 정서적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처음에는 ‘M&L’이라는 용어도 낯설어서 신경정신과 수련을 하고 있는 동기에게 “M&A 강의, 아니 M&L 강의 어때?”라고 물어봤지만, ‘강의 자체가 힐링’이라는 추천의 말에 큰 고민없이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 

 

M&L 심리치료 강의는 베이직 코스와 어드밴스 코스로 나뉘어 각각 상, 하반기에 진행되는데 온라인으로 이론 강의를 수강하고, 중간중간 5번의 Zoom 미팅을 통해 수업에서 깨달은 내용이나 임상에서 적용한 결과 혹은 궁금한 점 등을 서로 공유한 뒤, 마지막 이틀 간의 오프라인 실습으로 마무리된다. 원래 전 과정이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던 수업이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제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내게도 기회가 닿을 수 있었다.

 

M&L은 Mindfulness와 Loving beingness의 약자로, 내담자가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차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치료자가 길을 안내해 주는 심리치료다. 

 

고전적인 심리치료 방법인 정신분석 치료가 외부에서 내담자의 정신을 해석해 원인을 찾고자 하는 반면에, M&L은 내담자를 애정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내담자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마음의 양육자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가 치유 능력을 길러주는 방식이 참 한의학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M&L 심리치료, 왜 ‘힐링 강의’라 불리는가?

 

강의를 수강해 보니 왜 힐링 강의인지 알 수 있었다. 수업을 들을수록 마음이 넓어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 보인다고나 할까? 수업을 통해 마음도 편안해지고 환자들도 좀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온라인 수업으로도 만족감이 높았는데, 온라인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이틀간의 오프라인 실습을 하며 오프라인 실습이 이 강의의 하이라이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 역삼의 모처에서 진행된 실습은 7/22(토), 7/23(일) 이틀간 이루어졌다. 

여느 강의들과 달리 수강생 전원의 자기소개로 시작된 실습은 총 5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고, 세션마다 조원을 달리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실습을 시작하기 전 ‘안전의 장’을 만들기 위한 선언을 공유하며 M&L의 기본 정신을 살짝 들여다보겠다.

-나는 당신을 비판하지 않겠습니다/나는 당신을 판단하지 않겠습니다/당신과 함께하는 이 자리에서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이 자리가 당신에게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이 자리가 당신의 리소스가 되길 희망합니다/당신은 지금 있는 그대로도 괜찮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 이루어진 모든 실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지만, 지면상의 한계로 몇 가지 내용만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리소스(Resource) & 러빙비잉네스(Loving beingness) 실습이 있었다. 리소스는 내담자의 자원, 강점, 힘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의 리소스가 무엇인지 찾아 설명하고, 조원들은 이를 사랑의 마음으로 지지해 준다. 

 

예를 들어, “제 리소스는 밝은 성격이에요!”라고 말하면 “그 밝은 성격에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네요”처럼 응답해 주는 것이다. 왠지 어색할 것 같지만 모두가 지지의 마음을 다짐하고 시작하는 실습이기에 화기애애하게 실습할 수 있었다.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에 자존감이 절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또 치료자의 언어를 연습하는 컨택 실습도 있었다. 컨택이란 쉽게 말해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들어주기’라 할 수 있다. 대화하다 보면 이 사람이 내 말을 듣고는 있지만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Hearing과 Listening의 차이다. 말로는 쉬울 것 같지만 막상 해보니 컨택에도 요령이 있고, 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담자가 듣고 싶었던 말을 진심을 담아 반복해서 들려주니…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였던 ‘하단전 마음 챙김 명상 & Nourishment Brief therapy’를 소개해 본다. 이 실습은 내담자를 하단전에 집중하게 한 뒤, 평소 내담자가 듣고 싶었던 말을 진심을 담아 반복해서 들려주는 방식이다.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지만, 내담자의 정신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난 평소 누군가가 이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명상에 들어가니 어떤 문구가 떠올랐고 다정한 목소리로 여러 번 그 말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떠오른 문구를 통해 제 마음의 현주소가 어떤지 역으로 알 수 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있었고, 베이직 코스에서는 질환과 직접 연결해 배우진 않았지만, 환자들에게 어떤 식의 도움이 되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

 

모든 실습을 마치고 의자에 동그랗게 앉아 각자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소감 중에서, “현재는 M&L을 신경정신과 수련 과정을 밟고 있는 분들이 주로 수강하고 있지만, 본인처럼 전문의가 아닌 한의사도 많이 수강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매우 공감했다. 기본적으로 한의학은 ‘心身醫學’이다. 

 

하지만 학교 수업 외에 ‘心’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은 M&L이 거의 유일한 것 같다. 본격적인 신경정신과 진료를 다루고 있는 어드밴스드 코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베이직 코스는 임상의라면 누구나 한번은 공부해 볼 가치가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치료 방법을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든, 내 마음이 넓어져서 간접적으로 환자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든,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한의사 선생님께서 M&L을 통해 치유 받는 경험을 해보시고, 환자 치유에도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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